[국내] 분도님의 섬기행 시즌9 마지막이야기, 서울로 오는 관문의 섬, 영종도, 무의도 5/27

Bundo Shin님의 글 공유29탄입니다~!
[분도님의 섬기행 시즌9 일곱째날(시즌9 마지막이야기)]
새벽부터 영종도에는 세찬 비가 왔습니다.
어제 승봉도를 나온건 잘 한 일인 것 같습니다.
간만에 실컷 자고 피로를 조금 풀었습니다.
오전에 비가 개인걸 확인하고 숙소에서 멀지 않은 영종진공원에 다녀왔습니다.
영종진은 1875년 일제가 일으킨 운양호 사건의 접전이었던 강화도의 초지진과 함께
조선의 앞바다에 놓여 있던 포구입니다.
조선에 들기 위해선 반드시 영종진을 거쳐야 했지요.
일제는 자국의 메이지유신으로 인한 반대세력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그리고 메이지유신으로 서양에 문호를 개방하며 맺은 불평등조약을 개정하고자 하는 방법 중의 하나로
조선의 문호를 개방시키고자 했던 모양입니다. 그래야만 불평등조약의 개정을 관철시킬 수 있었겠지요.
1875년 일제 운양호와의 전투에서 패하고 영종진은 약탈당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일제는 1876년 강화도조약을 강제하여 조선은 일제가 이 땅에 발을 내딛는 틈을 열어주게 됩니다.

영종진공원은 영종도의 가장 동쪽 아래에 있습니다.
한강으로 접어들려면 영종진을 반드시 거쳐야 되는 듯 보입니다.
그래서 이 자리에 인천공항이 있는 모양입니다.
해양 세력과 대륙 세력이 수도 서울에 들기 위해 거쳐야 되는 관문이니까요.
150년 전 운양호 때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6.25 한국전쟁 때 전세를 뒤집은 인천상륙작전에도 영종도와 오늘 다녀온 무의도는 중요한 병참기지가 되었습니다.
지리적으로 인천 앞바다의 섬들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오후에 차로 들어갈 수 있는 무의도에 들었습니다.
옛날 어부들이 보기에 안개낀 날, 이 섬이 말을 탄 장군의 휘날리는 옷깃처럼 보였다 하지요.
그리고 선녀가 춤추며 바람에 날리는 옷처럼 보인다 하여 무의, 춤 무, 옷 의 무의도라고 부릅니다.
섬의 초입에 주차하고 곧장 산으로 올랐습니다. 섬을 종주하려고요.

해발 230m의 국사봉도 있고 244m의 호룡곡산도 있습니다. 날씨가 변회무쌍합니다.
상쾌한 바람이 불다가 심술궃게 구름이 밀려오더니 또 희뿌연 하늘이 내려 앉습니다.
이 무의도 산을 걸어 반대로 향하면서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 지구라는 아름다운 별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길을 걸어오고 살고 죽어갔던가.
우리 삶의 자리에 지금은 내가, 우리가 앉아 있고 누워자고 걸어가고 일하고 얘기나누고
싸우고 밥먹고 오줌누고 삐지다가 좋아하다가 원수가 되다가 그렇게 저렇게 살다 죽지만
똑같은 자리에 또 다른 누군가도 그렇게 찌지고 볶고 살다 지나갔을 것이고 지금의 내가 아닌
또 다른 미래의 누구가 또 그렇게 지나갈 것이고요.
그러고보면 이 지구라는 행성에서, 지금 이 순간, 만난 그대들은 얼마나 귀한 사람들이던가요.
그대들이 있기에 지금의 내가 있습니다. 그러니 원수처럼 지내는 그대들이 있기에 나도 있습니다.
고맙지요. 이해되시나요? 원수같은 사람도 결국에는 모두다 고마운 사람들입니다.
이 삶의 자리에서 나의 원수가 되어주니 그또한 고마운 일이고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되어주니 그또한 더더욱 고마운 일입니다.

푸르고 변화무쌍한 지구라는 이 별에서 2021년 5월이라는 시간을 함께 살아가는
그대들 모두, 서로가 서로에게 사실 없어서는 안 될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고맙지 않더라도 감사하게 생각하도록 애써야겠습니다.
동의하지 못할 분도 많이 계실 수도 있겠습니다.
무의도, 여기는 아카시아 꽃내음이 진동하는 아름다운 숲을 가진 섬입니다.
4시간 넘게 산길을 오르고 내리고 다시 섬의 끝자락에 도달하여 인도교로
소무의도로 건너가서 한바퀴 돌고 나왔습니다.
무의도 초입으로 나오는데 태워주는 차가 없어 한시간 동안 찻길을 또 걸었습니다. 길이 시골길입니다.
사실 섬은 육지에서 제일 먼 곳이죠. 시골일 수 밖에 없지요. 저녁이 되니 나가는 차는 더더욱 줄어들어 거의 없습니다.
마지막 차가 지나간지 이십분 정도 지나니 차가 또 지나갑니다. 이 차가 반갑게 태워 주시네요.
다행히 섬의 초입까지 돌아 나올 수 있었습니다.

무의도는 실미도와 가까이 있습니다.
물이 나갈 때는 걸어서 실미도로 갈 수도 있지요. 북한침투부대를 양성했던 무서운 섬! 고립된 섬!
50년 전 부대원들이 이 무의도 능선에서 뛰어다니며 훈련을 했을테지요.
북에서 내려온 김신조 일행이나 실미도에서 훈련받다 탈영해 집단으로 죽임을 당한 부대원들이나
결국 국가권력에 죽음당한 불행하고 아픈 분들일겁니다. 국가가 뭐길래ᆢᆢ
아름다운 섬을 걸으면서 여기에서 피땀흘린 청춘들이 보여집니다.
그러고보니 그들 역시 이 자리에서 그렇게 살다갔군요.
좀더 겸손해져야 할텐데ᆢ 자꾸만 자기 말만 많아지고 듣는 것 싫어지고ᆢ 큰 일입니다.
그래도 영종도 스카이라인 사이로는 그러기나 말기나 달은 휘영청 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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