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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53e0799fcd8e1ac9b3d680765bfa6bf_1568604811_3839.jpg커뮤니티

 

여행 후기

작성자브라이트스푼

[국내] 분도님의 섬기행 시즌5 마지막이야기, 청정섬 관매도 3/26

작성일 21-04-1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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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do Shin님의 글 공유8탄입니다~!

[분도님의 섬기행 시즌5 셋째날(시즌5 마지막이야기)]

역시 아직은 무리였습니다.

아무리 5성급 호텔이라도 초봄, 냉방이면 잠을 못 잘 수밖에요.

든든한 침낭 하나 믿고 반바지에 침낭 속에 들었건만 핫팩 하나도 얼마나 그립던지요.

앞으로 5월이 되기 전에는 객기는 부리지 않는 걸로 정했습니다.

어제 저녁에 텐트에 들어와 있는데 텐트 문 앞에서 분명 인기척이 있었습니다.

누구세요? 누구신가요? 불러도 말이 없고 분명 인기척은 있고요.

기행문 쓰고 밖을 내다보니 손님이 오셨어요. 고양이 손님이죠.

저녁 먹고 난 쓰레기봉투를 문 앞에 두었는데 이 손님이 물고 가셨네요.

다시 가서 주섬주섬 챙겨서 텐트 안에 넣고 대충 잠든 것도 안 든 것도 아닌 밤을 보냈습니다.

그래도 청정 관매도 아침 공기는 얼마나 상쾌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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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는 대체로 1경 2경 3경 같이 경치 좋은 곳을 이름 붙여 놓곤 하는데 관매 1경은 관매 솔숲입니다.

말씀드린 5성급 호텔이지요.

그 길을 따라 걸어가면 아름드리 소나무 숲이 2Km 넘게 이어집니다.

폭도 바다 쪽에서 끝나는 쪽까지가 상당히 넓습니다.

관매마을의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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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언덕 위에 모랫바람이 날리지 말라고 심어놓은 소나무 한 그루가

또 누군가에 의해 두 그루가 되고 다시 네 그루가 되고요.

장 지오니의 단편 [나무를 심은 사람]이 딱 그러합니다.

누가 알아주던 그렇지 않던 묵묵히 자신의 일을 충실히 해낸 누군가에 의해 시작된 작은 변화가 기적을 일으키는 법입니다.

요란한 꽹과리보다 충직하고 조용히 소걸음을 내딛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분도 너는? 이라고 누군가 물으시는 것 같으네요.

뒤통수가 좀 땡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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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매 솔숲이 끝나는 곳에서 바다 벼랑길로 이어져 가다

보면 독립문 바위라고 나오는데 벼랑 위에서는 왜 독립문 바위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습니다.

아마도 그 벼랑 아래쪽이 독립문처럼 커다란 해식 동굴이 뚫려져 있을 것이라 짐작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조금 더 가다 보면 방아섬이라고 나오는데 작은 섬이 동그랗게 톡 튀어나온 모양입니다.

그리고 방아섬 중간 위에 남근바위라고 서 있네요.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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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로 나갈 준비를 할 즈음 시간은 바야흐로 낮 12시 가까이 이르렀을 때

바다 쪽에서 난데없이 안개가 밀려옵니다. 해무입니다.

어제 적셔본 바다가 무척 차가운 걸 보니 낮의 따뜻한 공기와 차가운 바닷물이 만나서 생긴 해무인 모양입니다.

반대로 차가운 공기와 따뜻한 바다가 만나면 눈구름이 되겠지요.

순식간에 밀려온 해무가 앞을 다 가려 버립니다.

차도선도 조심조심 다가옵니다.

그리고 다시 팽목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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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추자도 나바론 하늘길에서 아저씨 한 분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벼랑길이 아득한 것이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다고 하니 그러면 진도에 가면 동석산을 한번 가 보라 하셨어요.

오케이! 동석산으로. 팽목항에서 그리 멀지 않네요. 8km 정도니까요.

근데 가까이에서 바라보는 산의 위세가 보통이 아닙니다.

산 아래 도착해서 산을 올려다보니 사진과 다큐로만 보던 요세미티공원 암벽 타는 바위 못지않던데요?

그래도 올라가는 길이 있어서 산을 올랐습니다.

중간에 더 이상 올라가지 말라고, 잘못하면 추락해서 죽는다고…. 그래도 사나이 존심이 있지. 계속 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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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헐~ 4/5는 올랐는데 심장이 쫄깃쫄깃해서 오그라드는 줄 알았어요.

거의 암벽 등반 수준이라 제 담력으로는 무리임을 받아들이고 슬프게도 정상은 포기하고 하산했습니다.

자기변명이라 할지라도 잘한 것 같습니다. ^^; 내려올 길이 도저히 자신이 안 서네요.

이렇게 거친 암벽에도 친근하고 반가운 잔달래는 폈습니다.

혹시나 진도에 가시면 절대 동석산은 올라가지 마세요.

밑에서 구경만 하세요. 나바론 하늘길 아저씨 말씀이 맞네요.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정도 이상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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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쌍계사가 하동에만 있는 줄 아셨지요?

진도에도 쌍계사가 있습니다. 첨찰산 아래에요.

尖察山? 뾰족함을 살피는 산? 산세가 부드럽지 않은 건 확실히 알 수 있네요.

이 산 초입부터 산 중턱까지가 천연기념물 107호입니다.

동백, 후박, 참가시, 감탕나무와 같은 활엽수 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3월 하순인데도 불구하고 숲속에서는 짙은 녹음이 길을 덮습니다.

시원한 바람과 맑은 물. 다음에 시간을 잡고 첨찰산은 꼭 한번 등반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이런 숲들을 만나면 사실 저는 굉장히 자랑스럽습니다.

우리에게도 이런 아름드리나무가 가득한 숲들이 곳곳에 있다는 것이 행복하고 이렇게 마구 자랑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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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아마도 강원도 고성 다음으로 제일 먼 곳이 진도인 듯합니다.

다시 오기가 쉽지 않으니 대구로 돌아가는 길에 울돌목에 들렀습니다.

바다가 정말 소리를 내면서 흐릅니다.

대단한 물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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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물살이 퍼져 덜 거친 곳에 이순신 장군께서 13척의 배로 일자진을 치고 포를 쏘니

거친 해협을 통과하던 일본의 배들이 혼비백산이 될 수밖에요.

바다의 물살이 협곡의 계곡물처럼 배를 제어하기 어렵게 만들고 뒤에서는

또 다른 자기네 배들이 밀려들고 앞으로 나가지도 뒤로 후퇴도 못 하는 상황에 빠졌을 것 같습니다.

시즌 5는 짧게 마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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