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분도님의 섬기행 시즌6, 천사(1004)의 섬 신안 4/14

Bundo Shin님의 글 공유9탄입니다~!
[분도님의 섬기행 시즌6 둘째날]
다시 섬기행을 나섰습니다.
개나리와 벚꽃 피는 아주 좋은 날 즈음 대구에 특강이 있어 돌아가서 성주간과 겹치고
그렇게 머물게 되니 참 뜨악한 시간이었습니다.
특강만 없었으면 성주간과 부활 팔부도 그만 섬에서 지낼 수 있었건만….
어제 출발한 날, 여태 날씨가 좋다가 그만 날씨가 좋질 않네요.
잔뜩 흐린 날 아침 일찍 출발해서 광주로 향하던 길, 거창 즈음해서 비가 날리기 시작하더니
남원 지날 때는 제대로 비가 오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달리는 길에 오래간만에 세차하게 되니 오래된 제 차 만큼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비가 오면 산불 걱정도 덜고 봄비는 흙을 적셔서 싹들도 좋으니 덩달아 저도 기분이 좋네요.

이번 여정도 광주를 거쳐야 합니다.
진도를 향할 때는 광주를 거쳐 나주, 무안, 목포, 진도를 향해야 하니 거리가 만만치 않은데요.
이제는 목포를 향하니 거리가 훨씬 짧아진 느낌입니다.
인간의 간사함이라는 게 이런 것인가 봅니다.
이번 여정에는 목포에서 갈 수 있는 섬들을 갈까 생각하고 나섰습니다.
멀리는 가거도이고 조금 가까이는 홍도, 흑산도입니다.
이번 일정을 마치고는 전북의 섬들을 향할까 싶습니다.
그래서 이제 목포는 당분간은 올 일은 없겠다 싶네요.

광주를 거치는 길도 마찬가지입니다.
광주 망월동 묘지와 국립묘지를 들렀습니다.
광주에 도착하니 비가 세차게 내립니다.
몇 번이고 찾아온 자리이지만 올 때마다 죄송스럽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한분 한분의 산소 앞에 얼굴을 뵈옵고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아직도 찾지 못한 행방불명이 되신 분들의 묘소 앞에서도요.

그리고 뭍으로 올려진 목포의 세월호 앞에도 섰습니다. 8천 톤이라고 하지요?
이렇게 큰 배가 바닷속으로 침몰했다니~~ 그리고 이 큰 배와 함께 우리 아이들이
시민들이 보는 앞에서 사라지다니, 어떻게 이런 무참한 일이 벌어질 수 있었을까.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는 어제, 세월호 앞에서 한참이나 머물렀습니다. 기도했습니다.
우리 모두가 각성하기를요. 사람이 생명이 효율성보다 앞서기를요.
우리의 욕망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이 더 우선이기를.
이렇게 기도하고 나서는데 저쪽 앞에서 어떤 아가씨가 우의를 입고 다가오네요.
뭐라고 묻고 답하고 그대로 카메라를 들고 인터뷰를 시작합니다.
금요일 아침, 7년 전 4월 16일 세월호가 맹골수도 앞바다에 빠진 그 시간,
KBS2 아침 생방송에 나갈 거라고 하네요. 길게 얘기하지 않았으니 세월호 앞에 서 있는
어느 아저씨와의 짧은 대화 정도가 나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아침은 예상했던 대로 바람이 거셉니다. 조금 먼 바다로 가는 배는 모두 결항입니다.
내일을 기약하는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다행히 목포에는 차로 갈 수 있는 수많은 섬이 있습니다.
이른바 1004의 섬, 신안입니다. 배로 가야 하는 연안의 섬들은 홍도와 흑산도를 다녀와서 가볼까 합니다.
섬은 바람입니다. 바람이 불지 않으면 섬이 아니지요. 바람은 만나는 상대를 춤추게 합니다.
어제의 비도 그러하고 오늘의 청보리도 그러합니다. 그리고 당연히 바다와 구름도 그러합니다.
오늘은 제법 존재를 드러낸 바람을 만났습니다.
압해도, 자은도, 암태도, 추포도, 팔금도, 만좌도, 반월도, 박지도, 자라도에서요.

차로 가는 섬이라도 섬은 맞지요?
이 많은 섬을 구석구석 돌려니 - 물론 차와 자전거와 두 발로. - 쉽지는 않았습니다.
오늘 제 차도 제 자전거와 다리도 수고가 많긴 했습니다.
압해도에는 5천 원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분재공원이 있습니다.
수십 년은 됨직한 멋진 분재들이 가득하더군요.
굵고 아름답다고 유일하게 만난 한 부부가 얘기 나누더군요.
하지만 제 눈에는 어린싹이 살기 위해 몸부림친 흔적밖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얼른 돌아서 나오는 길에 아깝다~~~ 오천 원! 돌려 달랠까? 생각이 참 간절했지만 삼켰습니다.
괜히 갔구나 싶었습니다. 다시는 분재공원에는 가지 않으리라 마음 굳혔습니다. 어디든 간에요.

신안군은 전체가 섬입니다. 신안군에는 육지가 없습니다.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그리고 신안군에는 정말 큰 다리가 있습니다. 천사대교입니다.
1004~ 신안에 있는 섬이 정말 1004개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인도와 아주 작은 섬까지 합치면 과장은 아닐 듯합니다.
섬이 너무나 많아서 자라도 망화산 원시림 숲에서 벗어나 보면 여기 큰 호수가 여럿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이니까요.
섬이 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호수 위 어느 산 위에 있는 느낌!
자은도의 '무한의 다리' 위에 서면 바람에 몸이 날아갈 것 같아도 말입니다.

자은도에 가면 구리도와 고도, 할미도를 잇는 무한의 다리가 있습니다.
한이 없다는 의미의 무한이고 뭐라도 의미를 붙여 놨는데 저는 도대체 무슨 얘기인지 이해가 안 되는 걸 보니
무한이라는 것에 대한 의미를 갖다 붙인 그분이 바보인지 그걸 못 알아듣는 제가 바보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긴 감히 무한을 얘기하는 유한들이 다 바보인 갑지요. 그런데 할미도를 가면 그가 있습니다.
커다란 곰솔 나뭇가지 위에 그가 있습니다.
두루미인가요? 이름은 잘 모르겠는데 여튼 목 길고 다리 길고 날개 큰 새가 둥지를 많이들 틀고 있습니다.
그 위로는 솔개가 날개를 멋지게 펴들고 가만히 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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