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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53e0799fcd8e1ac9b3d680765bfa6bf_1568604811_3839.jpg커뮤니티

 

여행 후기

작성자브라이트스푼

[국내] 분도님의 섬기행 시즌6, 숲과 바다가 짙푸르러 까맣게 보이는 섬, 흑산도 4/16

작성일 21-04-29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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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do Shin님의 글 공유12탄입니다~!

[분도님의 섬기행 시즌6 다섯째날]

세월호 참사 7주기입니다.

효율보다 사람의 생명이 우선인 사회이기를 기도했습니다.

아직도 갈 길이 한참 먼 우리 사회에서 언제쯤 무고하게 죽는 사람이 없게 될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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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오늘 오전에 홍도를 떠났습니다.

홍도에서 흑산도는 그리 멀지 않습니다. 한 시간도 걸리지 않습니다.

흑산도는 산의 나무들이 울창하고 짙푸르고 바다 역시 짙푸르러 까맣게 보일 지경이라

흑산이라 부릅니다. 푸른 숲만큼이나 산세도 웅장합니다.

울릉도에서 느낄 수 있는, 대자연의 웅장함 앞에 압도되는 탄식이 터져 나옵니다.

400m 남짓되는 산이지만 산세는 압도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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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런 섬 제일 안쪽 사리마을이 손암 정약전 선생의 유배지입니다.

흑산 섬 안에서 또 오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자전거를 타고 고개를 몇 개나 넘고 구비구비 산을 돌고 돌아야 갈 수 있는 마을이니

조선시대에야 이 마을을 가려면 정말 오죽했을까 싶습니다.

정약전은 위로는 배다른 형 정약현이 있고 아래로는 약종, 약용이 있습니다.

약전, 약용은 신유박해 때에 배교를 하고 유배를 가게 됩니다.

약종은 배교하지 아니하고 참수 치명 당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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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개봉한 영화 [자선어보]에서는 순교를 각오한 약종이 자신 때문에

형 약전과 동생 약용이 천주학에 빠지게 되었다고 울부짖는 장면이 나옵니다.

형과 동생을 살리기 위한 마음으로 영화에서는 묘사를 하더군요.

이 신유박해를 계기로 조선의 사대부 계급에서 상대적으로

천주교를 멀리하게 되고 평민과 노비와 같은 기층민중에게로 전래가 됩니다.

박해는 항상 복음의 씨앗을 뿌리는 바람이 됩니다.

이 사건을 교황청과 서방에 알리고 도움을 청하기 위한 목적으로

충청도 제천 배론에서 조카 사위 황사영은 비단에 백서를 쓰게 됩니다.

하지만 이 백서가 발각이 되면서 황사영의 노력은 무위가 되고 대역죄인이 되어

능지처참형을 당하게 됩니다. 그의 아내가 추자도에서 아들을 내려놓고

제주 관노로 가게 되는 정난주 마리아이고 아들이 황경한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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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의 소설 [흑산]은 정약전, 황사영 두 인물을 종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영화 자산어보를 보면 김훈의 소설, 흑산의 내용이 중간중간 보여집니다.

영화감독께서 참조하셨을 겁니다. 혹산도에 와 보니 그 상황이 더 와닿습니다.

나중에 섬투어가 끝나면 정약종 순교자의 고향, 두물머리를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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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재성지입니다. 이곳 사리마을에 정약전 유배문화공원을 꾸며 놓았는데요.

정약전께서 사촌서당의 이름을 복성재라고 지어놓았습니다.

귀양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컸을 겁니다.

복성재는 성리학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지닙니다.

실학의 이념을 버리겠다는 전향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약전은 약용과는 달랐습니다. 약용은 경제, 문화, 목민관의 자세 등과 같은

성리학에 바탕을 둔 책을 집필하고 후학들을 만들어내고 가르쳤다면

약전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많은 책을 쓰지도 않았고

그가 쓴 자선어보는 실학을 추구했던 약전의 실사구시 정신을 잘 드러내는

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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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전을 도와서 자산어보를 완성케 한 사람이 흑산도 위 대둔도에 살았던 장창대라는 젊은이였습니다.

자산어보 영화에 창대에 관한 스토리가 재미있게 펼쳐집니다.

근래에 보기 드문 수작입니다. 후회하지 않으실테니 영화 보러 가세요.

김훈은 소설에서 정약전이 이 책의 제목을 흑산어보라 하지 않고

자산어보라 한 이유에 대해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정약전이 육지에 보낸 편지에서

이 섬을 흑산이라 칭하지않고 스스로 자산이라 칭했습니다.

흑은 빛이 전혀 없는 어둠이라면 玆는 여명이 밝아오기 직전의 어두움 玆라고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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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이라는 이름 속에서도 정약전의 갈망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는 나중에 우이도에서 지내다 죽게 되는데요.

우이도는 며칠 전에 말씀드린 홍어장수 문순득의 섬입니다.

흑산도보다는 육지가 좀 더 가까우니 육지에 가고픈 마음 때문에 우이도로 거처를

옮기지 않았을까 짐작만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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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사리마을에서 진행방향으로 출발점이었던 예리항구를 향하려면

다시금 큰 고개를 넘고 내려가고 또 산 중턱으로 연결된 길로 올라가고

또 내려가고 또 올라가고 계속 반복입니다. 얼마나 올라가고 내려갔는지 세어보다

그만 포기했습니다. 그것보다는 눈 앞에 펼쳐진 절경이 황홀하게 만들어 줬으니까요.

무릎 아프고 허벅지 아픈 건 절경 앞에서 다 내려놓았습니다.

홋카이도 시레토코 국립공윈에서 봤던 딱 그 풍경이었습니다.

나무 식생은 다르지만요. 어쨌든 예리항구로 가는 길에 보면 하늘도로라는 곳이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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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중간에 도로를 내었습니다. 우리 나라에 이런 식의 도로가 또 있으려나요?

1960년부터 시작된 도로가 2003년에 다 뚫렸다니 42년 걸렸네요.

그만큼 흑산도 산세가 험하다는 뜻이죠.

울릉도도 그러한데 흑산도는 흑산도 만의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오늘은 섬을 한바퀴 돌았으니 내일은 섬을 크로스해서 산길을 걷고 섬을 나갈 생각입니다. 아~~~ 무릎!

내일은 또 어떤 풍경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 가득 안고 허리를 눕힙니다.

다시금 세월호에 잠든 영혼들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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