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분도님의 섬기행 시즌6, 12사도의 예배당을 만나다 신안 섬티아고 4/18

Bundo Shin님의 글 공유14탄입니다~!
[분도님의 섬기행 시즌6 일곱째날]
바람 잘 날 없는 날들입니다.
웬 바람이 연일 이렇게 부는지 1월, 2월보다 바람이 더 셉니다.
샛바람이라고 하지요? 봄에 부는 동남풍! 이 바람을 타고 제비가 날아왔나 봅니다.
신안의 섬들에는 제비가 참 많습니다. 어릴 적 우리 동네에도 제비가 참 많았지요?
흐린 날이나 저녁 어슴푸레한 시간, 휙~ 휙 머리 위로 지나가는 제비는 어찌 그리 날쌘지 신기했습니다.
이제 도시에는 보기 힘들어지고 이곳 섬들에 제비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가톨릭 목포 성지를 들렀습니다.
1897년 목포 산정동성당에 파리 외방전교회 소속 조유도 신부님께서 부임하시면서
호남 지역에서의 체계적인 복음화가 시작되었습니다.
바닷가 해양 도시이니 아무래도 새로운 문화가 가장 먼저 들어오고 전파되기 쉬운 지리적 특징이 있을 겁니다.
우리나라 최초로 레지오 마리애가 도입된 곳도 목포 산정동 성당이니까요.
목포 산정동 성당은 광주대교구의 모본당이 됩니다.

이 산정동 성당이 있는 곳에 1956년까지 광주교구청이 자리했습니다.
그렇게 보면 정말 유서 깊은 자리입니다.
이곳이 왜 성지일까 의아했습니다만 살펴보니 이곳에서 사목하셨던
3분의 성직자와 2분의 신학생이 6.25 전쟁 때 인민군에 의해 순교 당하셨기 때문입니다.
광주교구의 4대 교구장이셨던 패트릭 브레넌 몬시뇰과 산정동 성당 주임 토마스 쿠삭 신부,
존 오브라이언 신부, 전기수 그레고리오, 고광규 베드로 신학생이 그들입니다.

그들은 목포를 점령한 인민군에의 협조를 거부하였고 그로 인해 학대와 굶주림과 감옥에 갇힙니다.
그리고 인민군의 후퇴 때에 북으로 끌려가다가 1950년 9월 24일, 대전 성 프란치스코 수도원에서 피살됩니다.
새로 지어진 산정성당 안에는 소화 데레사 성녀의 유해와 십자가 보목이 모셔져 있습니다.
그리고 예전 광주교구청으로 사용되었던 건물은 광주대교구 역사박물관으로 바뀌었습니다.

오늘은 어쩌다 보니 계속 신앙의 흔적을 찾아가게 됩니다.
신안군 증도는 성결교의 성지라고 일컬어집니다.
증도면에 사시는 분들의 80% 정도가 성결교 신자라고 하시네요.
이곳이 개신교의 성지라고 불리는 이유는 문준경 전도사(1891~1950) 때문입니다.

소안도 소안교회 입구에 문준경 전도사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섬에서는 토속 신앙이 뿌리 깊게 내리고 있기에 신앙이 전파되기 어려운 곳이지요.
그녀는 병풍도, 기점도, 소악도를 나룻배를 타고 다니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들을 설득하고 먹이고 입히고 돌보면서 교회를 세웠다고 합니다.

1940년대 척박한 신안군의 21개 섬을 다니면서 1년에 고무신 9켤레가 닳아 없어졌다고 합니다.
일제 강점기에는 신사참배를 거부하다 옥살이를 하기도 했고 1950년 10월 5일, 인민군에 의해 새벽 3시 줄이 묶인 채 그녀는
증도 앞바다 바닷가에 끌려가 죽창으로 찔리고 발길로 차이며 ‘새끼를 많이 깐 씨암탉’이라는 죄목으로
총탄 세례를 받고 순교하였습니다. 그녀를 한국의 데레사 수녀, 섬마을 어머니라고 이름 붙여 기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렇기도 하고, 섬이 워낙 작고 낙후되어서 사람들을 오게 하기도 할 목적으로 진섬, 소악도, 소기점도, 대기점도,
병풍도에는 12사도의 이름을 딴 작은 예배당을 지어 놓았고 사람들은 이 작은 집들을 보기 위해 찾아옵니다.
여러 명의 건축미술 작품에 참여한 작가들에 의해 지어진 듯합니다.

4~5명 정도 들어설 수 있는 앙증맞은 예배당이니 이곳에서 정식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공간은 아닌 듯합니다.
예쁜 예배당 보기 위해 오는 사람도 있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걷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지혜의 집—가리옷 유다, 사랑의 집—시몬, 칭찬의 집—유다 타대오, 소원의 집—소 야고보, 기쁨의 집—마태오,
인연의 집—토마스, 감사의 집—바르톨로메오, 행복의 집—필립보, 생명평화의 집—요한, 그리움의 집—대 야고보,
생각하는 집—안드레아, 건강의 집—베드로 등입니다.


행복의 집에 들어서면 어느 분이 묵주를 놓고 가셨어요.
기도하고 묵주를 이 자리에 두고 가시라는 메모를 남겨놓으셨고 작은 수첩을 놓고 가셨는데
가톨릭 신자들도 많이 다녀가셨네요.
어느 성당 데레사, 요한 이런 식으로 적어 놓으셨어요. 소망을 기도하면서 적어 놓으신 분도 계시고요.
아무튼 땡볕이지만 부활 3주일, 저에게는 의미 있는 여정이었습니다.
오늘은 소악교회에서 뭘 하는 날인지 들어가는 배 안에 목사님들이 가득 탔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딱 보면 표가 나지요. 다들 넥타이 매고 양복 입고요. 신부님들도 표가 나려나요?

내일은 바람이 좀 덜 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 최서남단 섬, 가거도에 들어갑니다.
우리나라 100대 명산 중 하나라는 독실산에 가보려고요. 이곳도 홍도처럼 평지가 없고 울창한 숲이 앞을 가리는 모양입니다.
반대편 마을로 가는 길도 만만치가 않은 모양이고 산이 639m라니 마음 단단히 먹고 갑니다.
해발 0m에서 시작하는 639m는 쉽지는 않지 싶습니다. 가서 말씀드릴게요.
가거도에서는 이틀을 묵고 목포로 나올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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