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분도님의 섬기행 시즌5, 남해와 서해의 교차점 진도 3/24
[분도님의 섬기행 시즌5 둘쨋날]
진도는 남해와 서해의 교차되는 점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바닷물의 흐름이 빠릅니다.
이순신 장군의 울돌목 해전을 다 아실테니 이곳의 물살이 세다는 것도 다 아시겠지요?
이 거센 바닷물에 왜적들만 수장당하면 우리의 승리라고 외치건만
너무나 슬프게도 우리 아이들이 7년 전 이 바다에서 아픔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이 바다는 승리의 바다이고 동시에 장군의 위엄을 잇지 못한 못난 어른들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저는 근처 섬에 왔습니다.
우리 기억 속에는 간장이 끊어지는 듯한 슬픔이 가득한 팽목항에서 출발합니다.
어제는 하조도.
오늘은 관매도에요.
조도는 새님들이 내려와 앉는다고 새들의 섬이라 조도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그러한지 새들의 노랫소리가 정말 청명합니다.
이는 말로 설명이 안 됩니다.

그런데 이상한게 보이네요.
남해섬들은 앞바다가 밭이라서 그 밭에 전복도 농사하고 다시마도 농사하는데
이 조도군도에는 바다 농사가 안 보이네요.
아핫! 그렇네요.
물살이 드세니 바다밭을 일굴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조도는 고작? 톳 정도가 다입니다.
슬픈 현실입니다.
황해 바다와 남해 바다가 만나니 수시로 흐름이 바뀌고 거세어지니 도무지 바다농사는 언감생심입니다.

그래서 그런가요?
하조도 돈대산 산행 중에 딱 한 분 만난 어른께
아이고 여기 고라니 똥이 많네예
라고 하니 어른께서 아니당께 그거 다 염소 똥이랑께 하시네요.
아~~ 그러네요.
다른 연안의 섬들은 고라니 천국인데 여기는 고라니가 헤엄쳐서 못 오겠네요.
물살이 세서 오다가 다 떠내려가서 먼바다까지 가겠네요.

진짜 그러했습니다.
돈대봉 가까이 가니 까만 염소,
아마도 야생화된 엄마 아기 두 마리가 서 있다가 저를 보고 후다닥 산 아래로 도망가넉요.
여기는 고라니도 없는 섬입니다.
조도 중 하조도에 오시면 꼭 돈대산에 가 보세요.
손가락바위 두스타바위가 있는데 암봉 암능이라 그리 높진 않지만 절경입니다.
그리고 그 절경 가운데에서 서쪽을 바라보면 동거차도 서거차도 맹골군도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저기서 세월호가 바다 속에 빨려 들어갔구나ᆢᆢ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다니면서 얻는 기쁨이 작진 않습니다.
소소한 기쁨은 다름 아닌 만나는 기쁨입니다.
처음으로 이해되는 것입니다.
그건 만나는 기쁨입니다.
당장은 새로운 자연과 환경을 만나는 기쁨이고요.
놀라운 풍경과 그 안에 깃든 마을 사람들을 만나는 기쁨입니다.

오늘 들어온 관매도에는 점빵이 하나 뿐인데 문을 여니 아무도 없어요.
안 계시냐고 부르니 길 반대편 할머니께서 어르신 유모차를 끌고 쉬엄쉬엄 오시네요.
어르신께서도 점빵에 볼 일 있는 줄 알았지요.
주인 기다리다 투명 냉장고 살펴보니 막걸리가 안 보이네요.
할머니께서도 가게 오셨냐니까 손이 불러서 오는 길이라고 ^^
막걸리 없냐니까 왜 없어 하시며 방에 들어가셔서 2리터 물통에 든 막걸리 들고 나오시네요.
당신이 담그신 쑥막걸리라고요.
대박~~~ 막걸리 맛이 약초 듬뿍입니다.
이렇게 지금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을 만납니다.
그리고 어느 날은 이 자리에서 살다가 떠나신 분들도 만나지요.

정약용 정난주 윤선도 황경한ᆢᆢ
그분들 역시 이 땅에서 무엇인가를 갈구하고 애써고 기뻐하고 슬퍼하셨을 겁니다.
그 자리에 지금은 우리가 있고 시간이 지난 뒤에는 또 다른 우리의 후세대들이 있을테지요.
수 십 만 년의 시간들 속에서 우리들에게 보여지는 바위들과 나무들, 동굴과 협곡을 보면 더 숙연해 집니다.
관매도는 자연이 아름다운 섬입니다.

마치 식빵처럼 생긴 암릉들 끝에 끊어진 협곡이 있습니다.
까마득해서 실은 다리가 후들거립니다.
돌맹이 하나 구해서 던지니 바닥 바다에 빠지는데 4-5초는 걸리는 듯 하네요.
공깃돌 같은 몽돌 바위도 인상적입니다.
집채같은 바위이긴 하지만요.
얼마나 세월에 깎였을까요?
그리고 벼락바위도 어느 날 하늘 같은 바다 절벽이 떨어져나간 자리인데요. 대단하네요.
이렇게 세월 속에서 벼랑은 떨어져 나가고 바다는 융기해서 섬이 될테지요.

관매도는 항구 옆에 300년 된 소나무 숲이 해수욕장 뒤에 있습니다.
그 옛날 400년 전 나주 사람 함재춘이라는 분이 심은 곰솔나무 한 그루가 시작이었다고 합니다.
덕분에 후세대인 저는 5성급 호텔에서 하룻밤 묵는 호사를 누립니다.
밖은 춥지만 텐트 안은 따스한 3월의 밤입니다.
다들 좋은 밤 되시길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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